자녀가 원하는 악기 시켜라

조회 2372 | 2014-02-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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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학과 공부를 잘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빠지지 않는 한해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악기교육이다. 꼭 악기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이 커서 그래도 악기 하나쯤은 번듯하게 연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악기 교육을 처음 시작하려는 경우는 물론 학원 가기 싫다, 배우기 싫다는 아이와 승강이를 벌였던 부모라면 어떻게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고 악기를 즐겁게 배우도록 하느냐가 관심사이다. 서울교육대 음악교육과 장기범 교수와 어린이 및 가족을 위한 클래식교육 전문단체인 꾸러기예술단 최신일 이사장으로부터 자녀들의 악기 교육에 대해 알아봤다.

#악기 교육 시기가 있나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어떤 악기라도 별 무리없이 배울 수 있다. 물론 아이가 원한다면 더 일찍 시작해도 좋다. 흔히 관악기는 폐활량 문제로 고학년 때 시키라고 하지만 제대로만 배운다면 저학년도 괜찮다. 거꾸로 폐운동이 될 수도 있고, 복식호흡을 완전히 잊지 않은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어떤 악기 시킬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악기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피아노나 바이올린, 플루트를 가르치는데, 아이가 아닌 엄마들의 희망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소리가 나는지, 어떻게 연주하는지, 크기가 어떤지 등 그 악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나서 배우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악기교육은 꾸준한 인내심이 필요한 만큼 어떤 악기인지 잘 모른 채 시작할 경우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직접 연주회장에 데려가거나 DVD나 텔레비전의 공연채널을 통해 악기에 대해 충분히 파악한 후 가르치는 것이 좋다. 에듀넷(www.edunet4u.net)의 멀티미디어 자료실에 들어가면 각종 악기의 특징과 소리를 알아볼 수 있다. 꾸러기예술단은 악기 각각의 소리를 소개하며 연주회도 겸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반드시 피아노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피아노부터 시작하는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현상. 피아노는 음역이 높고, 소리도 쉽게 나고, 선율과 화성을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점 등 좋은 점이 많다.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악기로 시작하면 된다. 팬플루트나 리코더, 오카리나 등 클래스룸 악기들도 훌륭하다. 아이가 덜 대중적인 악기를 원한다면 사회교육원이나 문화센터, 일반 음악학원 등에 몇명의 성원을 구성해 가서 강사를 구해 달라고 요청해 배울 수도 있다.

#얼마나 배워야 하나

적어도 한 악기에 3년은 투자해야 중간에 쉬더라도 무리없이 연결할 수 있다. 어렸을 때 1~2년 배우고 한참후에 다시 연주하려고 하면 연결 강도가 떨어진다. 어렸을 때 조금만 더 하지 않고 왜 포기했을까 나중에 후회하는 학생들이 많다. 악기 하나만 열심히 배워두면 현악기나 목관악기, 건반악기 등 동종계열 내에서의 다른 악기는 금방 배울 수 있다. 악기를 처음 배우는 1년 정도는 주 2회, 익숙해지면 주 1회 레슨 정도면 적당하다. 연습은 하루에 몰아서 많이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30분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중·고등학교 때도 가끔은 연주하는 것이 좋다. 부모들은 국어, 영어, 수학만 공부하라고 하는데, 실상은 논리적 사고와 정의적 사고를 고루 사용했을 때 두뇌의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음악을 배우는 아이들은 공간지각력이 30%쯤 향상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외국에선 철학가나 과학자 중에도 뛰어난 악기 연주자들이 많다.

#아이가 싫증을 느낀다면

배우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교사나 교수법 등 다른 원인일 경우가 많다. 아이가 배우기 싫다고 했을 때 끊게 하지 말고 다니는 학원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연습량이나 숙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닌지, 교사와 맞지 않는 건 아닌지, 악기와 잘 안 맞아서인지 등 원인분석을 철저히 해 알맞은 대처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아이가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동기부여에 좋다. 이웃집 친구와의 듀엣 기회를 마련한다든지, 학교 합주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들이 싫증을 내는 가장 큰 원인은 교사와 교수법에 있는 만큼 선생님을 구할 땐 음악을 전공하고, 어른보다는 아이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분으로 대학측의 추천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주의점

1. 악기 하나 배우다 포기한 것을 가지고 음악에 재능 없다고 단정짓지 말라.
   이런 생각은 아기에게 걸음마를 한번 시켜보고 못 걸었다고 장애아라 단정짓는 것과 같은 위험한 생각이다. 문학 중에서도 시, 소설, 수필 등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듯 음악도 마찬가지. 모든 악기를 다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2. 성과주의를 피하라.
   인내심이 있는 부모밑의 아이들이 악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점수 잘 따는 것, 옆집 누구보다 빨리 진도를 나가는 것 등 겉으로 보이는 성과보다 음악 자체를 즐기는 태도를 길러주라.

3. 적절히 칭찬을 하라.
    부모가 들어봐도 너무 못한다하더라도 잘한 부분을 찾아 격려하라. 단, 과대칭찬은 삼가라. 못한 부분까지 뭉뚱그려 칭찬하지 말고 정확히 듣고 칭찬해 주면 자녀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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