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조회 1838 | 2014-01-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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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피피부염 관리의 원칙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한 질환이고, 염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더욱 심해지거나 천식 또는 비염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진행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염증을 적절한 방법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아토피피부염 관리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일부 잘못된 홍보들로 인해 염증치료에 반드시 사용되어야 할 약물의 부작용이 크게 부각되어 환자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토피피부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염증치료 약물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약물의 오남용을 철저히 줄여주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약물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 치료의 단계적 접근


유럽알레르기학회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을 관리하기 위해 약물의 도움 없이 치료하는 단계, 병변에만 약물을 투여하는 단계 그리고 주사 또는 내복 약물을 전신으로 투여하는 단계로 구분하여 접근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에서도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제1단계 치료는 약물의 도움 없이 식품관리, 주거환경관리 및 피부관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2단계 치료로는 연고나 로션 형의 염증치료 약물을 피부병변에 투여하거나「가려움-긁기-병변」의 악화로 진행되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 투여 또는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3단계는 면역조절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투여하는 주사요법 또는 약물의 경구투여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1~2단계 치료에서 호전되기 때문에 전신약물 투여 단계인 3단계 치료는 최근 3~4년간 한 건도 없었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이 다수 찾아오는 삼성서울병원 아토피진료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치료 경험은 1~2단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다.

 

 

■ 제1단계 관리 : 약물 투여 없는 관리법

 

1. 식품관리 :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식품들은 대부분 성장기에 매우 필요한 영양원이다. 무작정 항간에 떠도는 정보로 식품을 제한하면 성장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심한 영양실조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환자가 찾아오기도 한다. 따라서 음식일지와 정확한 진단으로 확인된 식품만 섭취를 금해야 하고, 항간에 떠도는 말 또는 일부 연구를 통해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식품들이라도 무작정 금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관찰해 가면서 제한을 결정해야 한다.

 

2. 주거환경관리 : 새집증후군, 대기오염, 미세먼지, 세균,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등 우리 주위에 흔히 존재하는 요인들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관리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주거환경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개발을 통해 얻어진 방법들보다 더욱 중요하고 효과적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기적인 환기 및 집안 정리, 구석구석 잦은 청소, 세균·곰팡이·진드기가 쉽게 서식할 수 없도록 의복과 침구를 세탁하는 것이 주거 환경관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3. 피부관리 : 아토피피부염에서 피부 관리는 당연히 보습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와 임상경험을 통해 피부위생 처리가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 보습은 통목욕이 당연히 효과적이겠지만 피부위생관리를 위해서는 비누샤워가 필요하다. 비누는 알칼리 성분이어서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보습비누를 사용해야 하고, 목욕 후 비누 성분을 샤워를 통해 철저히 씻어내야 한다. 저녁에 한차례 샤워 또는 통목욕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하루 거르든가 횟수를 증가시킨다. 건조한 겨울에는 보습에 치중하여 통목욕을 자주하며, 노출이 심하고 습한 여름에는 비누샤워로 피부위생에 치중해야 한다.
그리고 보습제를 사용하여 피부건조증을 예방해야 한다. 보습제는 피부에 막을 형성하는 성분과 수분을 유지하는 친수물질, 그리고 피부조직을 보강하는 성분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 귀에 익숙한 보습제라면 대부분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 사용에 문제는 없다. 그러나 간혹 개인에 따라 피부발진과 가려움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때는 다른 제품으로 바꾸어 주는 것도 고려한다.

 

 

■ 제2단계 관리 : 악순환(피부염-가려움-긁기-피부염악화)의 고리 차단을 위한 약물 투여

 

1. 가려움증의 치료 :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이 심한 질환이고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 악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려움증의 치료는 아토피피부염 관리에 기본이 되어야 한다. 약물의 투여 없이 제 1단계 관리로도 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일시적으로 투여하여 증상을 호전시켜 준다. 가려움증이 관리되지 못하면 피부를 심하게 긁어 이로 인한 피부 감염이 발생하고 따라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2. 급성피부증상의 치료 :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적 염증이 기본적으로 있으면서 상황에 따라 급성 증상이 자주 재발하는 특성이 있다. 급성 증상은 가려움증을 반드시 동반하는데 이로 인해 병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급성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염증을 치료하는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때 현재까지 염증치료 효과와 부작용이 모두 규명된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한다. 그러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작용이 염려되어 증상이 심할 때만 사용하게 되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부작용의 발생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병의 초기에 사용하고, 연고나 로션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 스테로이드 치료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부작용을 줄인다.

 

▷ 제3단계 관리 : 면역조절기능 보강
아토피피부염은 아직 증명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주로 면역조절 기능의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면역조절 기능을 보강하는 약물을 전신으로 투여하는 방법들이 잘 치료되지 않는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환자들에게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연구적인 의도가 강한 시점이기 때문에 매우 부분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특히 스테로이드는 성장은 물론 약물 중단 시 심한 증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사용 여부는 심사숙고한 후 결정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항암제, 광선치료, 인터페론 주사 등이 개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3단계에서 시도되는 전신약물 투여는 1~2단계 치료에 집중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아토피피부염은 불치병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져야한다


외래를 찾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설사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토피피부염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큰일 났구나”하는 생각을 갖는다.  ‘땅 밟고 말문 터지면 좋아 진다'는 옛말도 있듯이, 면역조절 기능이 성숙해지면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08년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소아과 및 피부과 전문의, 한의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이 진단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발생은 1~2세에 가장 많았고, 4세까지 급격히 감소한 후 대개 10대에는 서서히 감소하여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식품과 환경의 변화 등으로 과거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사라져야 할 나이를 지나서 심지어 70세까지 지속되는 경우라면 그 원인을 합리적인 치료?관리의 부재에서 우선적으로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은 절대 불치병이 아니라는 것과 합리적인 방법으로 아토피피부염을 관리하면 10대에는 물론이고 5세 이전에도 아토피피부염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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