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어떡할까

조회 4058 | 2014-03-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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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인 딸내미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앉아서 쉴 틈이 없다. 다른 엄마들은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쉬기도 하는데, 나는 딸 주위에서 밀착 방어를 하며 아이가 노는 걸 지켜봐야 한다. 아장아장 걸을 때야 넘어질까 걱정돼 그렇다 쳐도 네 살쯤이면 좀 여유가 생긴다는데, 아이가 워낙 높은 곳에 오르내리길 좋아하고, 여력이 되지 않는 놀이기구에도 매달리기 때문이다. 다섯 살 아이도 어려워하는 구름사다리는 물론, 밧줄사다리를 타고 어른 키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길을 걸을때도 꼭 좁은 화단 가장자리로 걸어다닌다. 집에서도 소파 등받이에 올라가 뛰어내린다.

처음엔 아이의 신체지능이 높은 것 같아 뿌듯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겁이 없다는 주위 엄마들의 말을 들으면, 아이가 이 거친 세상을 잘 헤쳐나가겠구나, 싶기도 했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위험한 행동을 하다 보니 불안감도 커져간다. 놀이기구를 탈 때만이 아니다. 유난히 활동적인 터라 키즈 카페에 가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나고, 외출할 때도 걷는 법이 없이 항상 뛰어다닌다. 화단 가장자리에 올라가 걸어 다니니 다치지나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더구나 아이가 자라면서는 행동이 더 과격해지다 보니 위험한 상황에 더 자주 노출되고, 이런 성향이 아이를 산만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염려되기 시작했다.

높은 데만 올라가는 아이, 뭐가 문제일까?
주위를 보면 유난히 아슬아슬한 놀이를 즐기고,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고난 기질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일반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무엇이든 만져보고 행동하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신의 신체 능력을 벗어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도 이런 행동을 한다. 스릴과 모험을 즐기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보다는 하고 싶은 행동에 대한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대개 여자아이보다는 남자 아이들이 공간능력이나 활동성, 동작성이 먼저 발달하고 뛰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 기질적으로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 역시 위험한 행동을 한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움직이거나 활동적인 놀이를 재미있어 하는 것이다.이와 함께 충동적인 성향으로 하고 싶은 행동이 생기면 즉각 행동하기도 한다.

주변 환경 역시 아이의 이런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행동이나 위험한 행동을 보일 때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환경이나 상대방만을 탓하며 과잉보호를 하거나 무관심하게 방치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위험한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모를 수 있다. 무관심한 엄마를 둔 아이는 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표현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는 한번의 눈 길을 받고, 잔소리라도 들으면서 관심과 애정을 느끼려는 것이다. 이는 애착관계 형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같이 놀아주고,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는 등 따뜻한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의 성향도 영향을 미친다. 차분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는 큰 목소리로 말하고 산만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활달하게 뛰노는 형이나 오빠가 있거나 주위에 이런 성향의 친구들이 있으면 그 행동을 배우고 따라 하며 더욱 격렬하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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