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조회 1813 | 2012-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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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의 병을 앓게 된 남자가 있었다.
그에게는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 있었다.

남자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인은
두 사람 앞에 놓인 가혹한 운명을 탓하며 절망했다.

하지만 이내 아픔을 털고
당당하게 현실에 맞서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당장 사직을 하고
병원에서 극진히 그를 돌보았다.

2년여 동안,
병실에 함께 있던 환자들은 하나둘씩 떠나갔다.
그동안 회복해서 나간 사람도 있었고,
죽은 사람도 있었다.

남아있던 남자의 병세는 악화되기만 했고,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사로부터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병원에서 그 지역사람들로,
이내 기자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많은 기자들이 병실로 들이닥쳤다.
기자들은 두 사람의 말과 표정까지 모두 실으려는 듯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인터뷰 중간에 신문에 실을 사진을 찍자고
기자가 말하자 그녀는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남자가 그녀를 막아섰다.

"사진은 찍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기자들이 의아해서 왜냐고 물었다.

"제 여자 친구는 나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야 되지 않겠어요?
전 그녀가 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저와 찍은 사진이 신문에 나가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얼굴을 알게 되면
또 저와 사귀었던 명확한 과거가 생기게 되면
아무래도 그 행복을 찾는데 방해가 될 거에요."

여자는 그의 가슴에 안겨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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